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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만성 거대 B세포 림프종(DLBCL) 진단 후, 병원 선택+항암+투병 팁 2 (패혈증)

Yuno.org 2022. 7. 1.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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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액암을 투병하면서 제일 무서운 것은 불응일 것이고, 그 다음으로 무서운 것은 패혈증인 것 같다. 그 다음은 각종 혈액 수치의 저하 였던 것 같다.

 

결국 어머니는 셋 다 겪고 삼성서울병원 중환자실에서 패혈증 쇼크(Septic Shock)로 돌아가셨다.

 

패혈증은 사실 매우 가까운 곳에 있으면서, 일반적으로는 잘 알려져 있지 않은 것 같다. 간단하게 생각하면 '어떤 감염이 신체의 면역 수준을 넘어서 전신으로 퍼지게 되면서 생기는 증상들의 조합' 이라고 보면 될 것 같다. 무하마드 알리도, 교황 요한 바오로 3세도, 슈펴맨이었던 크리스토퍼 리브도, 신해철도 전부 패혈증으로 명을 달리했다.

 

혈액암 항암 환자들에게서 종종 일어나는, 아주 위험한 상황 중에 하나인데 혈액암 환자나, 보호자라면 필히 숙지하고 빠르게 대응 해야 하는 병이다. 심지어 병원 입원 상태에서도 패혈증은 발생 하고, 입원 상태에서 발견 했음에도 대응하지 못하여 나쁜 결과를 맞이 하기도 한다. 

 

당장 어머니 조차, 삼성서울병원에 입원 한 상태에서 패혈증을 앓다가 회복 되었다고 판단한 의료진의 판단으로 킴리아 전 항암을 하고 패혈증 증상이 폭발적으로 나타났음에도 중환자실에서 패혈증인지, 킴리아 부작용인지 구분 하기 힘들다고 돌아가기 이틀 전까지 이야기를 들었다. 그리고 돌아가시기 전날에서야 감염으로 보이고, 배양 검사를 의뢰 했다고 전달 받았고, 돌아가시기 몇시간 전에서야 적절하다고 판단한 항생제를 투여 했으나 이미 타이밍은 놓친 후 였다. 그리고 감염원으로 의심되는(그리고 가급적 제거 하라고 권고 된) 대퇴정맥 중심 정맥관은 사용한지 20일이 훨씬 지난 돌아가시던 그날 아침에서야 빼고 다른 곳에 카테터를 넣었다. 

 

중환자실 가기 전에 권고 대로 대퇴정맥카테터를 뺐더라면, 2-3일 정도 더 항생제 치료를 받았더라면, .. 등의 아주 깊은 후회가 남게 되는 지점이다.

 

림프종을 비롯한 혈액암의 항암 환자가 패혈증의 위험도가 상당히 높은 것은 두가지 이유인데, 항암 때 사용하는 항암제가 워낙 강력해서 신체의 면역 상태를 완전히 박살내는 이유와 항암 때 사용하는 각종 포트(케모 포트, 히크만 등의 중심 정맥관)의 감염 때문이다.

 

어머니가 약 1년 7개월간 투병 하시면서 3번의 패혈증을 앓으셨는데, (공교롭게도 전부 삼성서울병원에서 치료 받을때 였다) 그중에 한번은 항암 후 외래 대기 중에, 그리고 두번은 입원 상태에서 였다.

 

첫 외래 패혈증은 삼성서울병원 응급실로 내원해서 상황이 급박하니 급하게 소생실로 이동 후 항생제 + 해열제 투여후 약 10일간 응급 병동에 입원해서 잡을 수 있었다. 그때 어머니가 가지고 있던 케모포트가 원인으로 지목 되어 제거 했다. (그래서 그 이후의 항암은 항상 정맥을 잡아서 해야 했기 때문에 어머니가 매우 힘들어 하셨다) 두번 째는 천공으로 인한 소장 절제술 후 약 10일 정도 후에 발생 하였다. 그때는 반코마이신을 투여 받는 도중에 항생제 교체 후 열이 발생 했고, 패혈증 쇼크로 사망 하실 수 있다는 연락을 받았었다. 하지만 다시 반코마이신 항생제로 변경 후에 기적 처럼, 어머니는 패혈증에서 벗어나는 것으로 보였고 대부분의 증상이 사라졌다.

 

병원 입원 상태에서도 패혈증 진단이 쉽지 않으니, 당일 항암을 많이 하는 항암 환자들이 집에서 얼마나 빠르게 증상을 캐치해서 응급실로 달려가느냐가 패혈증에서 빠르게 벗어나기 위한 키 이다. 

 

항암 후 병원에서 "열이 나면 해열제를 드시지 마시고 바로 병원으로 오세요"라고 하는 것도 바로 그 맥락이다. 어머니의 첫 패혈증의 경우 "열"은 증세가 나타나고 나서 몇일 후에 나타나났으나 그때는 이미 상당히 위험항 상태였다.

 

다음의 증상이 있거나 중복으로 나타나는 경우 앞 뒤 보지 말고 병원 응급실로 가는 것을 추천 한다.

 

1. 지남력의 저하.

장소나, 사람, 시간 등에 대한 반응이 최근의 상태 보다 급격히 달라지는 경우. 예를 들어 어머니는 패혈증 상태에 빠지셨을 때 시간, 장소 등을 묻는 질문에 조금씩 엉뚱한 대답을 하셨다. 올해가 몇년이냐는 질문에 1953년이라고 한다던가 .. 어느 병원이냐고 물으니, 건국대학교 병원이라고 한다던가 ... 

 

2. 의식의 저하

엄마가 계속 주무셔요. 라고 언젠가 카페에 글을 쓴 적이 있는데, 이건 컨디션이 급격히 떨어졌다는 의미였다. 외부 자극으로 잠을 깨워도 조금 후에 다시 잠이 드는 상태, 기면 상태 같은 상황에 빠져 있는 경우였다. 경험상, (20k 정도로 혈소판이 매우 낮을 때, 패혈증으로 인한 감염이 있을 때) 정도에 발생 했다. 엄마, 병원 가자 라고 이야기 해도 힘들어 하면서 가기 싫어 하셨다.

 

3. 혈압이 떨어졌을 때

평소에도 어느 정도의 저혈압을 유지 했지만, 평소에 집에 있는 혈압기로 측정 했을 때 보다 더 낮아졌다. 

 

4. 열이 난다. 

119 구급차를 타고 응급실로 갔던 그날, 단시간 만에 열이 38도 이상으로 치솟았다. 그 전에는 36.5도 정도로 유지 되던 체혼이 정말 어? 열 나는거 아닌가? 하고 다시 재니 37.5도, 이상한데? 하고 조금 후에 다시 측정하니 38도.. 그 속도로 쭉쭉 올라갔다. 119를 불렀을 때는 이미 38도 후반까지 올라가 있었다.

 

5. 호흡수가 빨라진다.

병원에서야 각종 기기로 호흡 수를 젤 수 있지만, 집에서는 옆에서 좀 지켜보는 수 밖에 없다. 1분간 호흡수가 25, 30 정도까지 올랐다.

 

집에서 판단 할 수 있는 방법은 위 정도 인 것 같다. 병원에 입원해 있다면, 혈액검사 결과로 조금 더 접근이 가능하다. 요즘은 환자들에게 각종 혈액 검사 수치를 앱이나, 병원내 기기를 통해서 공유 해주므로 보호자나 환자도 충분히 미리 대비 할 수 있다.

 

혈액검사를 보면 C반응 단백질(C-Reactive Protein 소위 CRP)이라는 항목이 있는데, 염증이나 조직 손상이 일어났을때 증가하는 급성 반응 물질이다. 이 수치가 갑자기 치솟으면, 무언가 문제가 있다 라는 것을 보호자도 캐치 할 수 있다. 그리고 또 하나는 프로칼시토닌(Procalcitonin) 검사다. 프로칼시토닌 수치가 올라가면, 매우 주의깊게 환자를 살펴야 한다.

 

어머니가 패혈증 쇼크로 돌아가시던 날의 혈액 검사 수치는 다음과 같았다.

 

6월 11일

Procalcitonin : 0.53

CRP : 3.86

Lactic Acid : 11.8(10일), 14일(4.26)

Base Excess : -5.8

BUN : 29.5

WBC(백혈구) : 0.02

ANC : 0.01

 

6월 17일

Procalcitonin : 3.32

CRP : 13.07(스테로이드 사용 후 떨어짐) 28.79(15일 검사)

Lactic Acid : 10.4

Base Excess : -16.5

BUN : 28.2

WBC(백혈구) : 5.08

ANC : 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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