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오는 사람은 거의 없지만 그래도 모르는 사람을 위해서 쓰는!
지하철 손잡이 사건!!!!!!
읽어 보고 조금이라도 재밌으면
여기! 가서 추천해줘요!
지하철 손 잡이 사건을 모른다면 여기를!
2000년 11월 29일. 벌써 4년이나 되어 버린 날의 일은 지금도 잊혀지지 않습니다.
이 글 보시는 지하철 공사 관계자 분들께서는 부디.. 넓은 아량으로 용서해 주시기 바랍니다.
4년전 2000년.. 대학교에 입학 한지 1년 정도가 지났을 무렵. PC 통신에 대학교 동아리에서 활동을 하고 있었습니다. 같은 대학교를 다니는 사람들끼리 모여서 만들었던 동호회로 나름대로 PC통신 대학 동호회 중에서는 규모가 큰 곳이었습니다.
매년 11월 정도에 동호회에서는 일일 호프를 하고는 했는데 당시에 일일 호프 운영에 참가 했었기 때문에 행사가 끝난 후 몇일 후에 했던 운영진 회식 자리에 참가 할 수 가 있었습니다
회식 장소는 술과 고기를 특정 금액을 내면 무제한 제공하는 모 고기 뷔페에서 하게 되었는데, 술의 종류도 매우 다양해서 소주, 맥주, 위스키, 브랜디, 와인 등.. 여러 가지가 준비 되어 있는 곳이었죠.
가난한 대학생이었기 때문에 1주일 점심값과 맞먹는 뷔페 가격을 생각하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배를 하나 가득 채우고 나와야 한다는 중압감을 하나가득 짊어지고 회식에 참가 하게 되어버린 거지요
한참을 고기를 먹다 보니까 배가 부르더군요. 그렇게 많이 먹은거 같지도 않았는데, 그러다가 문득 생각난게 있었는데. 그건 바로 양주였죠. 일반적으로 양주는 소주-맥주 보다도 다 비싸다는 생각이 들면서 더 이상 고기를 못 먹겠다면 술을 마시면 된다! 라는 생각에 사로 잡히게 되었습니다.
조금전까지 맥주를 마시고 있었다는 생각은 까맣게 잊어 버린채로 뭣 모르는 상태에서 술을 섞어 마시게 되어 버린거죠. 위스키, 브랜디.. 나름대로 처음에는 독하게 느껴졌지만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고 술에 의해서 미각을 거의 상실하고 난 후 부터는 그냥 물 처럼 느껴지더군요.
한참을 마시고 술에 조금 취한 상태에서 운영진들과 헤어지게 되었습니다. 당시 회식 장소가 종각인가 종로 3가에 위치 하고 있었는데, 그곳에서 저희 집인 건대입구까지 오기 위해서는 시청으로 가서 2호선을 타는 방법과 신설동에서 성수행 2호선틀 타고 성수에서 건대행 열차를 타는 방법이 있었습니다
집 방향이 같았던 선배 형과 같이 신설동 방향으로 가기로 결정한 우리는 무사히 신설동에서 성수행 열차를 타고 성수에서 건대입구행 열차를 타게 되었습니다.
열차가 플랫홈에 들어오고 건대입구까지 한 정거장만 가면 된다는 안도감에 술 취해 있다는 안도감도 다 풀리고 편안한 마음에 열차에 오르게 된거죠. 그 짧은 2분 동안 결국 문제가 터지고 말았습니다
한 손으로 지하철 손잡이를 잡고 창 밖을 내다 보는 중에 고개를 돌리다가 문득 잡고 있던 지하철 손잡이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멀뚱멀뚱 바라보다가는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하철 손잡이는 왜 돌려도 계속 돌아가지? 이건 돌려도 안부러지나?'
(2호선 지하철 손잡이는 옆으로 돌리면 계속 돌아가는 형식입니다.)
옆에 서 있던 선배형에게 그 이야기를 하면서 물었더니, 몇번 돌려보더니 계속 돌아가는거 봐서는 계속 돌려도 안부서질꺼야. 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저는 정말 아무런 생각 없이 손잡이를 꼭 잡고 위로 한바퀴 돌려버렸습니다.
그러니까 위의 기둥 축을 중심으로 끝에서 털컥 걸리더군요. (당연한거지만) 그런데 무슨 생각을 했는데 아무 생각없이 수평으로는 계속 돌아갈거라는 생각에 수평으로 조금 돌렸습니다.
그 순간! "탁!" 하는 소리와 함께 제 손은 잡혀 있던 손잡이와 함께 아래로 뚝 떨어지고 손잡이와 기둥 사이에 있던 스프링이 휘리릭~ 날라가 버리더군요.
순간 술이 확! 깨더군요. 조금은 정신을 차린 저는 주변을 슬쩍 둘러보니가 다들 '뭐 저런 놈이 다 있어!' 라고 써 있는 듯한 눈으로 저를 쳐다보더군요. 너무도 당황한 저는 선배에게 조언을 구하고자 선배를 찾아서 옆으로 눈을 돌렸는데, 선배가 천천히 그러면서도 아주 빠르게 저로 부터 멀어져 가고 있더군요. 마치 전혀 관계 없는 사람인것 처럼 말이죠.
너무도 당황한 그 순간에 제 앞에 좌석에 앉아 있던 여자분의 무릎위로 날라가 버린 스프링이 눈에 들어왔고 웬지 미안한 마음에 그 스프링을 집어 들었습니다. 그리고 고민에 빠져 있다가 건대입구에 도착한 전철의 문이 열리더군요.
정말 도망치듯이 열차에서 내려서 찬 바람?정신을 조금 더 차리고 나서 손을 보니까 오른손에는 지하철 손잡이가 왼손에는 스프링이 들려있지 뭡니까. T_T
이 상황을 어떻게 해결 하지? 하는 고민에 빠져 버린 저는 일단은 그걸 잠바 주머니에 넣고는 일단 집에 가서 술이 깨고 나면 천천히 생각하자! 라는 생각이 들어서는 주머니에 넣은 채로 집으로 왔고, 집으로 와서는 피곤함에 책상위에 두 물건을 꺼내놓고 자버리고 말았습니다
다음날 일어나서 곰곰히 생각하니 미칠노릇이더군요. 술에 취한채로 공공기물파손 .. 설마 이런 짓을 제가 할 줄은 몰랐습니다. 고민하고 있는 저에게 무슨 일이냐고 물으시면서 방으로 오셨던 어머니는 책상위에 놓은 지하철 손잡이를 보시고는 '저거 꼭 지하철 손잡이 같다.' 라는 말을 하셨습니다.
'그거 지하철 손잡이 맞아' 라고 이야기 하자 어머니는 정말 당황하시더군요. 그리고는 그날 밤에 신문지에 손잡이를 꽁꽁 싸서는 동네 사람들 아무도 모르게 저 조차도 모르게 버리고 오셨습니다.
혹시 11월 29일에 성수에서 건대쪽으로 가는 지하철 2호선 제일 뒷칸 제일 뒤에
서 있다가 지하철 손잡이를 뽑아서 도망간 사람을 보신분.. 그게 저였습니다.
단란한 지하철의 분위기를 술에 취한 제가 흐려서 정말 죄송합니다.
그리고 항상 시민들의 편안함과 안전을 위해 애쓰시는 지하철 공사 분들께도 기물을 함부로 파손해서 정말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그리고 이왕이면..
모두 잊어주세요 ...
여기서도 추천 가능!!
--